회사 사람들과 스터디를 시작했다 #1
Soshy·

새 회사에 입사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
처음부터 프론트엔드를 목표로 공부를 시작했기에, 지금껏 거쳐온 거의 모든 프로젝트에서 타입스크립트를 사용했다. 하지만 그토록 많이 써왔는데, 제대로 공부해본 적이 없었다.
주로 기본적인 타입 선언 정도만 사용했고, 오류가 생기면 에러 메시지를 구글에 복붙하거나 AI에게 던져서 해결했다. 개인 프로젝트에서는 그렇게 해도 큰 탈이 없었다. 코드는 돌아갔고, 빌드도 됐다. 문제는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회사 코드는 달랐다.
코드를 열어보면 낯선 타입 구문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의미를 정확히 알지 못한 채로, 맥락을 어림잡아 짐작하며 넘어갔다. 이해하지 못한 코드를 수정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묘한 회의감이 생겼다. 나는 지금 이 코드를 다루고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건드리고 있는 건지.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말이 있다.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이 찜찜함은 계속 쌓여갈 것이 분명했다.
마침 예전에 구매해두고 펼쳐본 적 없던 책이 있었다. 『우아한 타입스크립트 with 리액트』. 장바구니에 담고 한참 후에 산 책인데, 언제 읽어야지 하면서 책장 한켠에 꽂아뒀던 것이다.
이 책을 제대로 읽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회사 사람들에게 흘리듯이 했다. 별 기대 없이 꺼낸 말이었는데, 같이 스터디를 하자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나쁠 것이 없었다. 혼자 하면 흐지부지될 것이 뻔한 공부도, 같이 하면 조금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렇게 회사 사람들과의 타입스크립트 스터디가 시작됐다.
2026년 5월 6일 수요일. 퇴근 후 회사 근처 카페에서 첫 스터디가 진행됐다.
사전에 2~3장을 각자 읽어오기로 했고, 각자 흥미롭게 봤던 부분이나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들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딱딱한 발표가 아니라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에 가까웠다. "이 부분은 왜 이렇게 되는 건지 모르겠어서 세 번 읽었어요"라는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이는 식이었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회사 코드로 흘러갔다. 책에서 개념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회사 코드의 특정 부분이 떠오른다. 그동안 그냥 지나쳤던 타입 구문이 갑자기 다르게 보이는 느낌. 그런 이야기들이 오갔다.
사실 입사 초반에는 코드를 들여다봐도 전체 맥락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타입 정의 파일을 보면서 이게 어디서 왜 쓰이는지 감이 오지 않을 때도 많았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를 알게 됐다. 내가 모르는 건 문법이 아니라 타입스크립트를 왜 이런 방식으로 쓰는지에 대한 맥락이었다. (사실 문법도 잘 모른다)
제네릭이 왜 필요한지, 유니온 타입과 인터섹션 타입을 언제 구분해서 쓰는지, unknown과 any가 실제로 어떻게 다른지. 문법 자체보다 그 판단 기준이 없었던 것이다. 어렴풋이 알고 있다는 느낌과 실제로 알고 있다는 것은 다르다. 스터디를 하면서 그 경계가 조금씩 선명해지는 것 같았다.
첫 스터디는 두 시간쯤 이어졌다.
각 잡고 시작한 자리가 아니었던 탓인지, 처음에는 어영부영 흘러가는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그랬기에 평소에는 잘 나오지 않을 법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각자 어떤 방식으로 공부하는지, 모르는 걸 만났을 때 어떻게 해결하는지. 스터디 자리가 아니었다면 굳이 꺼내지 않았을 이야기들이었다. 회사 사람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게 생각보다 재밌기도 하고 좋기도 했다.
이제는 스터디 방향성도 어느 정도 정해졌으니, 다음부터는 조금 더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