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 개발자로 취업한 지 6개월이 되었습니다.
Soshy··조회수 —

개발자로 취업한 지 어느덧 6개월 정도가 되었습니다.
요즘 한창 고민 중인 부분들이 있어, 생각을 정리해 볼 겸 글을 남겨봅니다.
우선 제가 왜 개발자가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원래 생명공학을 전공한 신약 개발 연구원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때의 성적에 맞추어 전공을 선택했고, 졸업 후 자연스럽게 관련 회사에 취업했기 때문에 이 일이 저와 맞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제가 누군가의 상사가 되었을 때 그 경력에 맞는 실력을 갖추고 있으려면 업무 시간 외에도 꾸준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퇴근 후에도 시간을 투자하고 싶을 만큼 그 분야에 관심이 있지는 않았고, 이때부터 진로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오랜 시간 고민했음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 오히려 그렇게 오래 고민했다는 것 자체가 다른 분야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뜻인 것 같아, 2023년 12월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코드잇에서 운영하는 부트캠프 6개월, 삼성에서 운영하는 SSAFY 1년, 그리고 SSAFY에서의 실습코치 8개월 정도의 과정을 거쳐 개발 공부를 하게 되었고, 이제는 Gloud라는 회사에 개발자로 취업한 지 6개월 정도가 되었습니다.
개발이라는 분야에 뛰어들기 시작했을 때부터 현재까지 이 결정을 후회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일로서 개발을 하는 것도 재밌고, 집에서 혼자 뚝딱거리며 필요한 걸 만드는 것도 재밌는 것 같습니다.
다만, 개인적인 재미를 위해 개발하는 것과 별개로, 커리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경력에 맞는 실력을 갖추려면 업무 시간 외에도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은 지금도 같습니다. 개발 공부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언어에 대한 깊은 이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지인들과 스터디를 만들어 JavaScript Deep Dive와 같은 책을 수능 공부하듯 공부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AI가 빠르게 발전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하나의 기술을 깊게 파고드는 것보다 여러 기술을 넓게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도 AI를 많이 활용하여 코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직접 코드를 작성하는 시간보다 지금 이 서비스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파악하고,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 고민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시간이 훨씬 긴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무엇을 해야 할지 하나하나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서비스를 이해하고 필요한 일을 찾아서 그 이후의 과정까지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물론 스타트업이라는 환경의 특성일 수도 있겠지만, 일을 하다 보니 단순히 코드를 잘 작성하는 것보다 작은 서비스 하나라도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개선하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발 공부를 시작했을 때 생각했던 개발자의 모습과 실제로 일을 하면서 경험한 개발자의 모습이 생각보다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코드를 잘 작성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언어나 기술을 깊게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일을 해보니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 보니 앞으로 어떤 공부를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오히려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예전처럼 언어나 기술 자체를 깊게 공부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하나의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여러 분야의 지식을 넓게 쌓는 것이 좋을지 고민이 됩니다. 물론 둘 다 중요하겠지만, 퇴근 후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어디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 개발자로 일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으니 이런 고민에 당장 답이 나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난 6개월 동안 제가 생각하는 '개발을 잘한다'는 것의 의미는 조금 달라진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코드를 잘 작성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었다면, 지금은 제가 맡은 서비스를 잘 이해하고,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무엇이 필요한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습니다. 어떤 공부를 해야 그런 개발자가 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고민해 봐야겠지만요.
적어도 지금은 이런 고민을 하면서도 개발하는 게 여전히 재밌습니다. 6개월 전 개발자로 취업했던 그때보다, 앞으로 이 일을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