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ylog] 프롤로그
Soshy·

나는 왜 개발 블로그를 만들었는가
개발자가 되고 나서 문득 이상한 점을 하나 발견했다.
공부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매일 수십 개의 탭을 띄워놓고 살았다. flex의 동작 원리부터 useEffect가 왜 두 번 실행되는지까지, 모르는 게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취업 후 어느 시점부터 검색하는 양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일은 더 많이 하고 있고 코드도 더 많이 짜고 있는데 말이다. 처음에는 숙련도가 쌓여서 그런 줄 알았지만, 사실은 익숙한 코드만 반복하고 있었던 것에 가까웠다.
익숙함은 종종 성장의 착각을 불러온다. 매일 코드를 짜고 있으니 무언가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6개월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무엇이 다른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을 때, 나는 선뜻 답을 내놓지 못했다.
2023년 12월.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던 시기였고 별다른 계획도 없었지만, 막연히 개발 공부를 시작했다. HTML이 무엇인지도 모르던 상태에서 약 2년이 흘렀고, 감사하게도 지금은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겪은 치열함에 대해서는 언젠가 다른 글에서 정리해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다만 지금 기록하고 싶은 것은, 취업이 결승선이 아니라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취업 후의 일상은 생각보다 느슨했다. 절박했던 목표가 사라진 자리에 무엇을 채워야 할지 몰랐다. 퇴근 후에는 보상 심리로 유튜브를 보거나 휴식을 취하며 시간을 보냈다. 나쁜 삶은 아니었지만, 이대로 1년이 흘렀을 때의 내 모습은 너무나 뻔해 보였다.
그래서 블로그를 만들기로 했다.
의지만으로 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나를 움직이게 할 구조가 필요했다. 글을 올려야 하는 공간이 생기면 어떻게든 채우려 노력할 것이고, 채우기 위해서는 공부하고 시도해야 한다. 억지로라도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싶었다.
타 블로그 플랫폼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내가 직접 만든 공간에 글을 남기고 싶다는 고집이 생겼다. 대단한 논리가 있는 건 아니다. 그저 내 공간을 직접 구축하는 과정 자체가 공부가 되고, 그 경험 또한 기록할 거리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이 블로그는 Claude Code를 활용해 제작했다.
최근 '바이브 코딩'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AI에게 명령어를 던져 코드를 생성하고, 이를 그대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솔직히 처음에는 회의적이었다. 이해하지 못한 코드가 쌓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고, 그것이 개발자로서의 실력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보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어떤 구조를 잡을지, 어떤 기술 스택이 적절할지, 생성된 결과물이 의도에 맞는지 판단하는 몫은 결국 나에게 있었다. 도구가 좋아져도 판단을 잘하려면 결국 깊이 알아야 했고, 모르면 결과물의 수준에서 티가 났다. 단순히 '복사 붙여넣기'를 하던 시절과는 맥락이 달랐다.
물론 이 방식이 모든 프로젝트에 정답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규모가 크고 복잡한 프로덕트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이런 소규모 개인 프로젝트에서는 훌륭한 파트너가 되어주었다. 이 공간을 통해 블로그를 만들며 겪은 시행착오와 고민들을 하나씩 풀어내 보려 한다.